‘100% 환불’ 장담하는 지역주택조합 보장증서, 법적 효력 無… “투자금 돌려받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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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안 남으면 선언적 의미에 불과”


“동의율 요건을 채우지 못해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하지 못했을 경우, 분담금을 이자까지 쳐서 전액 돌려드립니다. 설립인가만 되면 사업승인 절차는 순차적으로 잘 진행될 수 있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인천 A지역주택조합 분양 관계자)

지역주택조합 사업장들이 조합설립인가가 늦어지더라도 이른바 ‘안심보장증서’만 있으면 분담금 환불을 약속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법적 효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선 분쟁이 발생해 승소하더라도 투자금을 돌려받는 것이 매우 어려워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28일 업계에 따르면 A조합 추진위원회를 포함해 지역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장에서 안심보장증서 제공을 홍보하고 있다. 해당 증서에는 주로 ‘사업이 무산되거나 조합설립인가 혹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업무대행비를 포함한 분담금 전액을 환불해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일례로 경기 양주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B추진위원회는 계약일로부터 10개월 이내에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하지 못할 경우 계약금 전액을 환불해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계약과 함께 관련 내용을 담은 안심보장증서까지 발행하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서울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C추진위원회도 내년 12월까지 설립인가를 하지 못할 경우 계약금을 돌려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3년 이내에 사업승인인가 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돈을 돌려준다는 설명도 덧붙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7월 24일 개정된 주택법 시행령 근거로 안심보장증서의 효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조합원 모집신고 수리 이후 2년 동안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하거나, 조합설립인가 이후 3년 동안 사업계획승인을 받지 못하면 총회를 통해 주택조합의 해산을 결정할 수 있다.

C추진위원회 업무대행사 관계자는 “사업이 늦어지면 어차피 조합해산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계약자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계약금 반환 내용을 담은 보장증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법 개정 이후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안전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안심보장증서의 효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합의 사업이 무산될 경우 조합에 돈이 고갈됐다는 의미이므로, 분담금을 받을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사업이 무산되면 조합원들은 토지를 돌려받거나, 다른 조합을 만들어 추가분담금을 지불하면서 사업을 진행해야한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지역주택조합은 모아진 투자금을 이용해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라서 해산절차를 밟는 시점에 남아있는 사업비가 없다면 돌려받을 수 없다”면서 “만약 해산절차를 밟기 전 조합이 망해버린다면 투자금을 돌려받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로 분담금 환불 관련 재판에서 승소해놓고도 분담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도 많다”고 덧붙였다.

보증서 효력 여부를 놓고도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 민법에서는 조합의 총유물을 관리하거나 처분하는 것에 대해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유효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보증서는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 조항을 근거로 그간 안심보증확약서의 효력이 없다는 취지의 판례가 여럿 나왔다. 작년 9월에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안심보장증서가 유효하다고 믿고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했다면 착오로 인한 가입계약의 취소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김영환 법무법인 청율인 대표변호사는 “안심보장증서 교부는 총유물의 처분행위에 해당하므로, 총회 의결이 없다면 무효”라면서 “총회 승인을 받아 효력이 생기더라도 사업비가 남지 않으면 분담금을 돌려받기 어려워 선언적인 의미에 그친다”고 했다.

허제량 법무법인 윤강 대표변호사는 “지역주택조합은 정비사업이 아닌 공동투자사업이라는 점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면서 “일반적인 시행사업의 성공률도 20% 수준인 만큼 지역주택사업도 높은 성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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